유연근무제는 IT 기업, 스타트업, 성장 단계의 중소기업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직원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업무 협업을 위해 일정한 시간대에는 함께 근무하도록 정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협업 지연, 근태 관리, 회의 시간 조율 문제로 인해 기존 코어타임을 조정하고 싶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핵심 개발자, 영업 담당자, 주요 프로젝트 담당자가 퇴사한 뒤 경쟁사로 이직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조치를 회사 내부 기준으로만 처리할 경우, 나중에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부당징계, 경업금지약정 무효와 같은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본 글에서는 기업이 놓치기 쉬운 인사노무 리스크 중 코어타임 변경 시 필요한 절차와 퇴사자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 판단 기준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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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어타임 변경, 단순 공지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하는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일정 범위 안에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되, 협업을 위해 반드시 근무해야 하는 시간대를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흔히 '코어타임(Core Time)' 즉 의무근로시간대라고 합니다.
그런데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협업의 어려움이나 근태 관리의 문제로 코어타임을 늘리거나 출퇴근 시간을 앞당기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코어타임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였는데, 회사가 이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확대하려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협업 효율이나 근태 관리를 위한 합리적인 조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근무시간의 범위가 줄어드는 것이므로, 단순한 운영방식 변경이 아니라 근로조건에 불리한 변경으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선택적 근로시간제 하에서 코어타임을 확대하거나 근로자에게 불리한 시간대로 이동시키는 경우, 근로자의 시간적 선택권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이 경우에는 취업규칙 변경 절차, 근로자대표와의 합의 여부, 기존 제도 설계 방식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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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는 근로자 동의가 필요합니다
| 근로기준법 제94조(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
| ①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
선택적 근로시간제 하에서 코어타임을 확대하거나 근로자에게 불리한 시간대로 이동하는 것은, 근로자의 시간적 선택권을 축소시키는 것이므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공지하거나 의견을 듣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별도 근로자 대표 관련 약정이 없다면 통상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나아가 선택적 근로시간제 자체의 내용이 변경되는 것이므로 취업규칙에 근로자 대표와 합의하게끔 되어있는 경우에는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도 새롭게 체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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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의 없는 코어타임 변경은 징계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과반수 동의 없이 코어타임을 불리하게 변경했다면, 그 변경은 무효가 됩니다.
대법원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순히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변경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르면 회사가 동의 절차 없이 변경한 코어타임을 기준으로 근로자에게 지각, 조퇴, 근무태도 불량을 적용하는 것은 분쟁의 소지가 있습니다.
나아가 이를 이유로 경고, 감봉, 정직 등 징계가 이루어진다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제기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고용노동부 조사나 노무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따라서 코어타임을 변경하려는 기업은 사전에 기존 취업규칙, 선택적 근로시간제 합의서, 근로자대표 선출 절차, 근로자 동의 방식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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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사자의 경쟁사 이직, 경업금지약정만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 입장에서 핵심 인력이 퇴사한 뒤 경쟁사로 이직하는 문제는 매우 민감합니다.
특히 개발자, 연구원, 영업 담당자, 주요 고객을 관리하던 직원이 퇴사 후 경쟁사로 이동하거나 동종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 회사는 영업비밀, 고객관계, 프로젝트 정보, 가격정책 등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입사 시점이나 퇴사 시점에 '퇴사 후 O년 간 동종 업계 이직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경업금지약정서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경업금지약정은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직접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은 그 효력을 비교적 엄격하게 판단합니다.
약정서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항상 경쟁사 이직을 제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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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은 여러 요소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하더라도, 그 약정이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때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 제공 여부,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과 기타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합니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참조).
실무상 특히 중요한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회사가 보호하려는 정보가 실제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정보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업계에 널리 알려진 영업 방식이나 일반적인 고객 응대 경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영업비밀, 독자적인 기술정보,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 형성한 고객관계인지가 문제 됩니다.
둘째,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와 업무 접근 범위가 중요합니다.
단순 실무자보다 핵심 기술, 주요 거래처, 가격정책, 내부 전략에 접근할 수 있었던 임원·연구원·핵심 영업 담당자의 경우 약정의 필요성이 더 강하게 검토될 수 있습니다.
셋째, 경업 제한의 기간과 범위가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전 세계”, “평생”, “모든 동종 업계”와 같이 과도하게 넓은 제한은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간, 지역, 대상 직무는 회사가 실제로 보호해야 할 이익의 범위에 맞게 구체적으로 정리되어야 합니다.
넷째, 근로자에게 경업금지에 상응하는 대가가 제공되었는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재직 중 보안수당, 별도 보상, 퇴직위로금 등 경업 제한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이 있었는지에 따라 약정의 유효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섯째, 퇴직 경위도 함께 검토됩니다.
회사의 귀책사유, 임금체불, 부당한 권고사직 등으로 퇴사한 경우라면 경업금지약정의 효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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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가 없는 일방적 경업금지약정은 실효성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기업이 가장 자주 놓치는 부분은 경업금지약정을 받으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보상 구조를 마련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근로자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퇴사 후 일정 기간 동종 업계 취업을 제한하는 약정은 근로자의 생계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핵심 인력의 이직 리스크를 줄이려면 단순히 양식화된 경업금지약정서를 받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회사가 실제로 보호해야 할 정보가 무엇인지, 해당 직원이 그 정보에 접근했는지, 금지 기간과 범위가 합리적인지, 보상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를 사전에 정리해야 합니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IT 기업의 경우 기술자료, 소스코드, 고객 데이터, 영업 파이프라인, 투자자·제휴사 정보 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경업금지약정뿐만 아니라 비밀유지약정, 영업비밀 관리체계, 접근권한 관리, 퇴사자 자료반환 확인서까지 함께 설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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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하며
코어타임 변경과 경업금지약정은 모두 회사 운영 과정에서 필요성이 생길 수 있는 제도입니다.
다만 코어타임 변경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근로자 동의 절차, 선택적 근로시간제 운영 방식과 연결될 수 있고, 경업금지약정은 보호할 가치 있는 회사의 이익, 근로자에 대한 보상, 제한 범위의 합리성이 함께 검토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제도 시행 후 분쟁이 발생한 뒤 대응하기보다, 변경 전 단계에서 관련 규정과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률사무소 A&P(에이앤피)는 기업 인사노무 및 경업금지약정 사건에서 취업규칙, 선택적 근로시간제 합의서, 근로자대표 관련 자료, 사내 공지문, 근로계약서, 경업금지약정서, 비밀유지약정서, 보안수당·퇴직위로금 지급자료, 퇴사 경위 자료, 영업비밀 및 고객정보 관리자료를 함께 검토하여 사건의 쟁점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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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예리 협력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