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계약문언과 신의칙의 경계
이 기고문은 계약서에 명시된 문언과 민법 제2조에 따른 신의칙이 충돌하는 경우, 어떠한 기준에 따라 해석과 적용이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계약서에 기재된 문언의 효력이 원칙적으로 우선하며, 신의칙은 예외적·제한적으로만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습니다.사건의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분양계약서에는 "분양사업자가 건축물분양법을 위반하여 시정명령, 과태료, 벌금 등의 처분을 받을 경우 수분양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었고,분양사업자는 벌금형이 확정된 상태였습니다. 저자는 이를 근거로 약정해제권을 행사하는 소송을 수행했습니다.1심 법원은 약정해제권의 발생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그 행사를 제한했습니다.- 이미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되어 계약 목적이 달성된 점- 수분양자에게 실질적 손해가 없는 점- 사전분양에 관여한 사정을 고려하면 해제권을 포기했거나 해제권 행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점그러나 이 기고문은 이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수분양자는 위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으므로 해제권을 포기했다고 보기 어렵고, 약정해제권은 계약 문언에서 정한 객관적 사실, 즉 법 위반과 그에 따른 처분이 있으면 발생하는 권리입니다. 나아가 신의칙을 이유로 문언에 없는 제한 요건을 추가한다면, 분양사업자가 모든 분양을 사전분양 형태로 구성함으로써 약정해제 제도 자체를 무력화할 위험이 생기며, 법 위반의 책임이 사업자가 아닌 수분양자에게 전가되는 기형적 구조가 된다는 것입니다.이후 대법원은 저자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판결들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2024. 4. 4. 선고된 판결에서 유효한 계약상 권리 행사를 신의칙으로 제한하는 것은 사적 자치와 법적 안정성에 대한 중대한 예외이므로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고, 2025. 12. 24. 선고된 대법원 2025다215248 판결은 건축물분양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이 내려진 이상 위반의 경중과 무관하게 수분양자의 약정해제권이 인정된다고 명확히 선언했습니다.기고문 보러가기(클릭)기고문 다운로드.pdf이 기고문은 계약법 영역에서 계약서 문언이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의 핵심 기준임을 되짚은 자료로, 다음과 같은 실무적 시사점을 담고 있습니다.신의칙은 계약 정의를 구현하는 중요한 일반원칙이지만, 계약 문언에 없는 요건을 신의칙으로 보완하는 해석은 입법자가 설정한 규범 구조를 사법이 넘어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정보 비대칭이 구조화된 분양시장에서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계약 문언과 신의칙이 충돌하는 분쟁에서는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 문언 해석 방식, 관련 법령과의 구조적 관계가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됩니다.따라서 계약 체결 단계에서부터 명확한 문언 정리와 법리 구조에 대한 사전 검토가 중요하며, 관련 판례와 신의칙 적용 기준에 대한 실무적 이해가 필수적입니다.법률사무소 A&P는 계약 문언과 신의칙 적용 경계가 문제되는 분쟁을 중심으로, 유사 사건에 대한 법률 검토와 소송 대응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이 글은 법률신문(2026년 2월 21일)에 게재된 박사훈 대표변호사의 기고문을 바탕으로, 계약문언의 효력과 신의성실 원칙 적용 한계에 관한 법리를 정리한 자료입니다.
2026.02.21 | 법률신문